익명의 행인 "Quidam"

Feel 2007/04/01 03:17
드뎌 봤다, Cirque du Soleil Quidam.

Cirque du Soleil가 한국에 온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은 작년 가을부터 무려 6개월을 넘게 기다려서 지난 주 목요일 이들의 한국 첫 공연을 봤다. 2001년 여름 뉴욕에서 Varekei를 봤으니까, 6년 가까이 만에 다시 보는 Cirque du Soleil의 공연인가? Varekei를 봤을 때의 그 '극치'에 다다른 시청각의 흥분 상태를 5년이 넘게 지난 지금에도 잊지 못하기에 이번에도 기대 만빵! 더구나 한국 첫 공연의 premiere라니, 나름 의미있잖아?

대한민국 애독 1위의 대표적인 경영서적인 Blue Ocean에도 소개가 될 만큼 자타공인의 혁신 사례인 Cirque du Soleil야 뭐 굳이 소개 안해도 될 듯하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족을 달자면... "서커스라기 보다는 고도의 테크닉을 지닌 배우들의 마임이예요"라는 (이들의 공연을 전에 본적이 없는 직장 동료의 질문에 대해 내가 해준) 말이 이들의 공연의 성격을 소박하게나마 설명해줄 수 있을까? 다시 말해, 이건 음악, 의상, 조명, 미술, 무용, 연기에 기예까지 더해진, 정말 파~아란 대양의 새로운 장르인 것이지.

Varekei 때와 마찬가지로 Quidam도 역시 오감에 대한 자극이 극에 달했을 때 느낄 수 있는 그 '저릿함'을 주는데 실패하지 않았다. 사실,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그리고 아마도 처음이었다는 사실에도 일부 기인하여) Varekei 때가 그 저릿함의 강도가 조금 더 하기는 하였지만, Quidam도 빨간 실크에 둘러쌓여 슬플정도로 아름다운 움직임을 보여주는 Aerial Contortion Silk나 두 명의 남녀가 마치 살아있는 Bernini의 조각처럼 인간의 몸의 아름다움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Vis Versa에서는 예의 실패없이 그 숨이 멎을 것 같은 저릿함이 느껴지더군. 게다가, Cirque du Soleil 특유의 초현실적이고 몽환적인 무대 미술은 SF 판타지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지닌 나의 취향에 매우 부합함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조금 부담이 되는 가격의 공연이기는 하지만, 제일 싼 표를 사도 공연의 감상에 크게 차이가 없는 setting인 점을 감안하여 완전 강추! 단, 평소 주변 친구들이 검은 양복에 흰 양말을 신거나 서로 다른 체크무늬의 위 아래 옷을 같이 입어도 눈에 거슬리지 않는 감성의 소유자들은 여기 말고 상하이 기예단이나 모란봉 곡예단을 오히려 추천함... (실제로 같이 간 일행 중 한둘은 끝까지 투덜대더군, "뭐야 별 건줄 알았더니 동춘 서커스잖아")
Posted by gomy